TOH YUNHEE

 

Night Blossom


햇빛이라 하기 어려운 푸른빛이 시작되다.
하늘의 어둠에서 나오는 환영.
창문으로 나의 공모자 저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응달들, 저녁의 씁쓸한 표면,
내 앞의 푸른 정면.
가까이 다가가도 사라지지 않는, 계속 먼, 푸른빛의 멈.
고삐 풀린 저녁.

어두운 물위에 진한 푸른색 멍.

느릿하게 다가오는 밤.
배타적이고도 자의적인 느림.
때때로, 아름다움이 배가 되어 보이고는,
뒷면에 숨겨진 계략이 드러나 보인다.
명백한 것들은 모두 다 사라지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균형들.
무한의 한 조각을 측정하는,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을 측정하는,
그림자의 지배를 받는 광경.
실체 없는 그림자.

적갈색 나는 울림, 땅속에서 우러나오는 빛.
그 아름다운 빛은 무엇이든 축축하게 적셔 놓았다.
피어난다.

기묘한 발작이 시작.
와서는 꺼져버리고 마는 것, 지속되는 것.
병적일 수 있고, 은둔자들이 빠져들기 쉬운,
극도로 희귀하고 조화로운 이미지.
내부에서 펼쳐 보이는 새로운 광경, 원래의 모습.
이제까지의 궤도를 떠나이 세계를 다른 세계로 넘기는 것.
실은, 이것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미지의 힘에 의해 다시 조종되고 있는 것이다.

내 머리 속의 갈색 낭떠러지와 녹색 물웅덩이.

밤의 융기.
꼼짝도 하지 않는 무언의 풍경.
모든 것이 잠들었다. 마치 우주가 거대한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고요가 상태를 다시 회복시킨다.
그것이 존재했을 때의 그대로의 현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느껴질까 말까 하는 한나절.
밤은 낮을 지운다.

냉기가 도는 한 모퉁이.
나의 붉음, 나의 푸름.

끊임없이 세상이 없어져 간다.
초점은 분명하되 가장자리는 희미한 나의 순간적 이미지.
권태, 응시, 초점, 빛, 환상...
더 이상의 ‘평범한 확실함의 나열’ 말고, 다른 것을...

강렬한 꽃향기 사이로 달짝지근한 악취가 풍긴다.

불안정한 되찾은 균형.
모든 것이 빛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해는 사라지고 없다.

창문을 닫았다.
창 밖에서 도시는 여전히 중얼거리고 있다.
도시 하늘의 기이한 질감.
밤은 심각하고 부드럽게 나를 보고 있다.


도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