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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1953-)는 무명으로 살다간 선대 예술가들의 숨결에서 하늘의 이치를 발견한다. 도공들이 기교 없이 그린 필획과 꾸밈없이 바른 유약의 조화는 일말의 인욕도 없이순수의 평형상태에서 드러난 우리의 고유한 아름다움이었다.김근태 역시 하늘과 하나 되는 경지를 추구했고 작가의 회화세계에서 여실히 발현되었다. 그의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순수세계를 직관적으로 '이것이다'라고 확신한 분들이 분청 등을 하셨던 도공이나 건축가들이 아닐까 한다. 석축에 아스라한 빛이 들어와 툇마루에 드리워지듯 나이테들의 질감을 절묘하게 다뤘다고 할까. 있는 그대로를 다룰 줄 알았던 선조들의 지혜야말로 정신세계의 풍요로운 시원이 아닌가 한다. 그런 시선 때문일까. 변하는 것 가운데 변치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게 되는데 나는 그것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모든 욕심과 꾸밈이 사라지고 태초의 시간과 하나 되는 순간을 하늘의 이치와 만났다고 한다. 하늘의 이치가 나로부터 떠나지 않고 묘합되는 순간의 정취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가 발현된다. 김근태의 회화세계는 따라서 언제나 청신하다.
이진명 _前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
層 _고요하며 깊다 전시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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