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疊, 응축과 파장 Layers of Condensation and Resonance... 한국 추상회화의 층위를 다시 묻다
- artprojectco
- 10월 22일
- 2분 분량
더 프레스 1
2025.10.03
기사출처 : 겹疊, 응축과 파장 Layers of Condensation and Resonance... 한국 추상회화의 층위를 다시 묻다 > 뉴스 | 더 프레스 1 ㅣ 박흥로 기자

아트프로젝트 씨오(Art Project CO, 서울 성동구)는 10월 2일부터 25일까지 《겹疊_응축과 파장》 전시의 두 번째 장을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회화가 쌓아온 정신적·조형적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의 감각적 실험이 어떻게 파장을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한다.
전시는 1부(8월 28일–9월 20일)와 2부(10월 2일–25일)로 이어지며, 1부가 박서보, 하종현 등 단색화의 기틀을 다진 원로들의 물질 실험과 사유를 조망했다면, 2부에서는 김미경, 김이수, 신수혁, 윤상렬, 윤종주, 편대식이 참여해 감각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회화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 기획 의도
“회화는 완성된 형상이 아니라, 지속되는 파장이다.”
《겹疊_응축과 파장》이 던지는 화두다. ‘겹’은 시간의 레이어, ‘응축’은 내면의 침전, ‘파장’은 세계와 감각의 울림이다. 이번 전시는 세대나 위계를 구분하지 않고, 각 작가가 지닌 회화적 개성이 어떤 고유한 진동을 만들어내는지에 주목한다. 단색화의 전통에서부터 감각의 해체와 물성 탐구에 이르기까지, 한국 추상회화가 남긴 층위는 새로운 감응을 낳으며 관객의 감각 속으로 파고든다.
참여 작가별 회화 언어
김미경은 이성적 통제를 벗어난 감각과 우연의 흐름을 포착한다. 색의 밀도는 곧 감정의 진폭이 되어 화면 위에서 시각적 에너지로 환원된다.
김이수는 붓 대신 마스킹테이프를 수백 차례 붙였다 떼는 과정을 반복하며 ‘환각적 색면’을 구축한다. 뉴욕 유학 시절 아그네스 마틴 등의 영향을 받았고, 후기 단색화 맥락 속에서 독자적 기법을 확립했다. 대표작 〈Inframince-Landscape〉는 수평·수직축을 변주하며 빛과 풍경의 층위를 구현한다.
신수혁은 회화와 오브제의 경계를 넘나든다. 화면은 기억·시간·감정의 층을 쌓아 올린 구조물로, 축적된 감각을 ‘꺼내 보이게 하는’ 회화를 실험한다.

윤상렬은 샤프심과 디지털 프린트를 결합해 0.01~2.56mm의 선을 종이·아크릴 위에 그린다. 빛과 그림자의 환영, 감성과 이성의 긴장을 드러내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 속에서 새로운 회화적 어휘를 제안한다.
윤종주는 안개·새벽빛과 같은 미묘한 공기감을 구현하기 위해 수십 차례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개별 캔버스를 띄어 배치해 공간과 빛을 탐구하는 설치적 구성으로 확장한다.
편대식은 반복과 오버페인팅을 통해 시간을 응축한다. 축적된 흔적은 감각의 아카이브가 되어, 회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으로 전환시킨다.
의미와 전망
이번 전시는 단색화 이후 한국 추상회화가 지닌 확장 가능성을 재조명한다. 전통과 실험, 세대와 매체가 교차하는 한 공간에서, 회화는 다시금 ‘겹겹이 응축된 파장’으로 관객의 감각에 울림을 남긴다.
《겹疊_응축과 파장》은 단순히 세대 교체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 추상회화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언어임을 증명하는 장이 될 것이다.

박흥로 기자 thepres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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